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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한국에서 뛰게 돼서 너무 좋아요. 한라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요즘 서울 목동실내아이스링크에 가면 벽안의 서양선수 3명이 국내 대학 선수들과의 훈련에 열중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약속이나 한 듯 키가 똑같이 1m90. 무거운 장비에 헬멧까지 쓰고 있어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 힘든 게 아이스하키 선수들이지만, 이들은 국내 선수보다 머리 하나는 커 금방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은 한라 위니아가 연봉 5만달러에 영입한 체코 대표 출신의 마이클 마들(37)·지마 알레스(30) 와 슬로바키아 대표를 지낸 스테판카 미로슬라프(30) . 지금까지 NHL 출신의 백지선과 러시아의 이용민 등이 국내빙판에서 뛴 적이 있지만, 순수한 외국인선수로는 이들이 ‘수입 1호’로 지난 10월에 방한해 한라선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한라는 오는 15일 개막하는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에서 한국대표로 참가한다.




맏형격인 마들은 뒤늦게 아시아리그에 출전하기로 결정한 한라가 외국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자 일본 내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선수. 66년생으로 아이스하키 최정상국가인 체코 국가대표를 3년간 지냈고, 일본 실업팀에서도 3년간 뛰었다. 서른일곱 나이지만, 올해 8월 일본 전지훈련 때 그의 플레이를 지켜본 일본실업팀이 “안쓰려면 달라”고 말할 정도로 기량이 여전하다. 국내에 오기 전에도 체코의 최정상리그인 엑스트라리그에서 전 시즌을 뛰었다. 5년 전 전주에서 열린 국제친선대회에 일본실업팀 유니폼을 입고 참가한 적이 있어 유일하게 한국을 경험했다. 알레스와 미로슬라프는 한라의 요청에 따라 마들이 체코 현지에서 데려온 공격수들이다.
영어를 아무도 몰라 의사소통은 일본어를 어느 정도 구사하는 마들을 통해서 하고 있다. 말이 안돼도 ‘아이스하키’라는 같은 코드를 갖고 있어 선수들끼리의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한라관계자들의 얘기. 지난 10월 초 종합선수권 결승에서 한라가 고려대에 일격을 당해 준우승에 그치자 같이 모여 손짓발짓을 섞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빠르고, 개인기도 좋지만 팀간 기량차이가 너무 크다”라는 게 이들이 지켜본 한국 아이스하키의 특징.

세 선수는 모두 기혼자다. 마들과 알레스가 모두 남매를 두고 있고, 미로슬라프만 사내아이가 하나 있다. ‘머나먼 타향’ 한국에서의 활동을 위해 내년 1월 말까지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야 할 형편. 하지만 1주일 여정으로 아내들이 연내 방문하기로 되어있는 데다, 매일 국제전화와 이메일로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게 대해줘서 생활에 만족한다”면서도 “한국사람들은 운전이 거칠고, 음식이 너무 매운 것 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 강호철기자 jde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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